광저우에 여행을 갔을 때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콘지였습니다.
그때는 콘지라는 이름을 가진 음식인지도 몰랐고, 그냥 죽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생선, 돼지고기, 피단 등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재료가 들어가는 요리입니다.
왜 이런 맛있는 음식을 한국에 안 팔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걸로 창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한국 죽이랑 비교해서 쌀알이 조금 더 풀어져 있는 부드러운 맛이고, 육수의 감칠맛이 훨씬 강합니다.
오무라이스 잼잼이라는 조경규 작가님의 음식 만화에서 처음 접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기대를 넘어서는 맛있음이었어요.
광저우에 다녀온 지 얼마 뒤에 홍콩에 갔을 때도 콘지를 원없이 먹고 왔습니다.
그리고 5년…한국에서는 콘지를 파는 곳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먹지 못하고 있다가 로스트인 홍콩에서 점심 메뉴로 콘지를 내었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사실 팀호완에서도 콘지가 있었다고 하는데 22년 10월에 메뉴 개편을 하면서 콘지를 없앴다고 합니다.
너무.. 슬펐어요. 콘지를 먹을 수 있냐고 전화를 했는데 2주 전에 없어졌다고 했거든요.
아무튼! 이래저래 찾다가 로스트인 홍콩이라고 (비교적) 새로 생긴 음식점에서 콘지를 먹을 수 있다고 하길래 냉큼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메뉴인 것 같더라구요 감사하게도~
메뉴판입니다. 로스트인 홍콩은 점심, 저녁 메뉴 가격이 달라요. 죽 가.. 격이 11000원인 것은 좀 이해할 수 없지만 ㅠㅠ 홍콩식 죽은 육수 내는 방법부터 한국과는 다르니, 그만한 정성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주문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바베큐 덮밥 많이 드시더라구요? 바삭하게 구운 삼겹살 등등 고기고기 덮밥인 것 같고 맛도 있어보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목적은 오로지 콘지였으므로, 콘지만 포장해 왔습니다.
쟈스민 라이스와 닭육수로 끓여 냈다는 죽.
사실 콘지를 그리워하는 것은 저 뿐만 아니라 엄마와 언니도 많이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에…!
먹어보고 맛이 있으면 가족을 데리고 이곳에 오려고 했어요.
웨이팅이 좀 있는 곳이라 11시 30분 땡 하자마자 방문했고, 전화 주문을 했음에도 5분정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음식이 빨리 나오는 곳은 아닌 것 같아요.
죽이라는 메뉴만 늦게 나올 수도 있지만요.
근처에 회사가 많아서 그런가 점심식사를 하시는 직장인들이 많아보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한 것보다 정말~~ 맛이 없었습니다.
(요리사님 죄송해요!)
여러가지 면에서 참 맛이 없었는데,
1. 기대한 맛이 아니다 - 저는 홍콩식 죽/광동식 죽의 부드럽고 깨끗한(?) 감칠맛을 원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육수를 만드는데, 여기서는 닭육수 맛밖에 안나고… 감칠맛이 단조로웠어요.
2. 짜다 - 제 입맛에는 꽤 짰습니다. 기본적으로 조금 싱겁게 먹는 편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밖에서 외식도 잘 하고 그렇게 까다롭게 구는 편은 아니예요. 다만 콘지에는 조금 더 순한 맛을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중국과 홍콩에선 보통 죽을 아침식사로 많이 먹는데,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간이 순합니다. 짜지 않아요. 그리고 애초에 죽이라는 음식을 먹을 때 짠 맛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한국 딤섬집에 가면 전반적으로 느끼는 게 짜다는 감각인데, 뭐 처음 먹었을 때 맛있다는 탄성이 나와야 하니까 그렇겠지만, 늘 좀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딤섬을 특식으로 먹으니까 좀 더 화려하고 간을 세게 해서 만드는 것 같기도 하구요.
3. 닭냄새가 심하다 - 황금닭이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ㅠㅠ 어떻게 황금색을 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닭을 먹었을 때 닭 냄새가 너무 훅 하고 치고 들어왔어요!
4. 마늘 향이 강하다 - 닭냄새를 잡으려고 한 것인지는 몰라도 마늘 향이 너무 강했습니다. 마늘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마늘/파 향을 느꼈고.. 순한 감칠맛으로 기억되던 저의 콘지 이데아가 와장창 무너졌습니다. 한국식으로 맛을 바꿔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잠시나마 한국에서 콘지를 먹을 수 있을 줄 알고 기대했는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중국식 죽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세요!
반찬으로 주는 땅콩와 무피클입니다!
둘 다 꽤 맛있었습니다.
콘지 먹으러는 절대 다시 방문하지 않을 것 같은 로스트인 홍콩..
혹시 저처럼 콘지를 그리워하다 방문하는 분이 계실까봐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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