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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공부] 포스트리트 :: 자기소개서와 원서접수 편

운은 2023. 10. 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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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포스트리트는 보통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원서접수가 끼어 있습니다. 원서접수를 본격적으로 하는 1주일은 서류 준비 등 원서접수만 준비한 것 같아요. 이것저것 챙겨야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접수를 하면서 느낀 점이나 알아낸 것을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그리고 1차 발표가 나왔는데 역시 110점으로는 서류 합격도 힘드네요! 3년 정도 전에 비해서 컷이 정말 많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구요, 합격한 다음 미화된 기억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계속계속 블로그 글은 쓸 생각입니다.

1. 지원 학교 정하기

마지막까지 바쁜 이유 중 하나가 '지원 학교 바꾸기' 입니다. 지원 학교를 바꾸면 자기소개서와 서류를 다시 준비해야 하니까요. 딱 정하고 거의 다 준비를 했다고 해도, 학교가 바뀌면 리셋입니다!

사실 완전한 리셋은 아닙니다. 문항이 겹치기 때문에 내용을 비슷하게 쓰기도 하고, 발급해 둔 서류를 다시 쓸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고쳐서 쓰면 되지' 라고 생각하기에는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체감상) 자소서의 흐름을 잡는 일에 시간을 많이 쓰는데 학교가 달라지면 질문 순서(전체적인 흐름)가 달라져서 틀부터 다시 짜야 합니다. 이건 정말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이었어요.

아무튼 음.. 서울대 로스쿨을 지원하는 게 아닌 이상 원서 접수 직전까지 모의지원 등수는 계속 밀립니다. 서울대 로스쿨이어도 그럴 수 있구요. 1배수 ->2배수 이런 건 흔하게 봤어요. 마감날까지도 밀리니까 어느 시점부터는 신경을 안 쓰는 게 좋았습니다. 저는 원서 접수 중간에 지거국 -> 지사립으로 학교를 완전히 바꾸었는데요, 바꿀 때 메가로스쿨 모의지원 한 번 돌려본 거 말고 그 뒤로는 안 봤습니다. 보더라도 바꿀 시간이 없어서요. 고민하기보다는 그냥 자소서 한 번 더 점검하자.. 뭐 이런 마음으로 안봤습니다. 지사립은 메가로스쿨 기준 2~3배수까지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 자기소개서 작성하기


작성
작성 시작은 8월 1~2주차 쯤부터 시작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리트 점수 발표 이후에 시작하는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다들 8월부터 하시더라구요. 점점 수험생들 수준이 올라가고, 성실해진다는 걸 정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렇게 다들 노력을 많이 하는 게 표준이 되어버리면, 더더욱 타고난 재능같은 것들이 더 많은 작용을 하게 되지 않나,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해요. 근데 이건 내년의 제가 더 열심히 하겠죠.

처음부터 줄글을 썼던 건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완성된 문장으로 시작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기도 하구요. 우선은 제가 했던 법학 관련 활동들을 쭉 나열했습니다. 증빙이 가능한 것들로 나열했어요. 그리고 그 나열된 활동들을 가지고 자기소개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정했습니다.

여기서 분위기라고 하면, 흔히 말하는 '자소서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법조인 상'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1학년 때부터 법조인과 로스쿨을 꿈꾸고 열심히 활동을 하셨던 분이라면 이런 고민은 안 하셔도 되겠죠. 그렇지만 저처럼 뒤늦게 법조인의 꿈을 꾸게 된 사람은 이런 인위적인 작업이 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활동 나열과 꿈꾸는 법조인 상을 정한 후에는 학교별 지원 질문에 대해 답변의 틀을 구성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데, 어떤 활동을 근거로 어떻게 말할 것인지를 간략하게 작성했어요 전체적인 흐름과 틀을 먼저 구성했다고 해야 할까요

이 방법의 장점은 어떻게든 작성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틀 외의 모든 문장이 군더더기로 보이는 것이죠. 흐름과 틀을 짜면서 모든 가지를 쳐냈으니, 그 외에 다른 말을 덧붙이는 것 자체가 되게 중언부언처럼 느껴지고, 간결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고 그랬습니다.

단점을 더 길게 쓰긴 했지만 장점이 워낙 강력합니다. 글쓰기에 취미나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자기소개서 쓰기는 정말 고통이니까요. 어떻게든 시작하게 해주고, 문장을 채워넣었다 지우기를 반복하게 해 주는 방법이 그나마 좋다고 생각합니다.


첨삭
저는 총 세 분께 첨삭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된 첨삭자는 한 분이고, 그분과 모든 내용적 틀과 개연성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사실상 한 분과 첨삭한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첨삭의 정의를, [ 내가 쓴 글&첨삭자의 피드백&내가 피드백을 반영함 ] 이라고 한다면 세 명이긴 해요.

주된 첨삭자 한 분과는 4~5번 만나서 내용을 보완했습니다. 틀 -> 완성된 글 -> 디테일 첨삭 순서였어요. 교수님, 현직 변호사, 로스쿨생 등 첨삭을 해주시는 분들은 많습니다. 누구를 주된 첨삭자로 할 것인지 정하는 건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인 것 같아요. 정말,, 정말정말로 하는 말이 다 다릅니다,  두괄식 미괄식조차도 통일되지 않아요. 그냥 본인이 믿을 수 있는 한 사람 딱 정해서 믿고 가야 하는것 같습니다.

주된첨삭자가 아닌 나머지 두 분은 대학 글쓰기센터에 첨삭을 요청했습니다. 글쓰기센터가 따로 있기도 하고, 취업지원센터에서 자기소개서 첨삭을 해주시기도 하니 본인 대학의 체계를 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같은 과 친구가 재학 중이라 도움을 받을 수 있었는데 아마 찐 졸업생이었다면 도움받기 좀 힘들었겠죠. 재학생 친구가 있는 스터디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원서 접수하기


서류 준비
서류 준비는 크게 필수 서류 준비와 자기소개서 증빙 서류 준비로 나뉩니다.

필수 서류는 학적부(불필요 학교도 있음), 성적증명서, 졸업(예정)증명서 등입니다. 보통 출신교 학생처에서 발급해주고, 가끔 동사무소에서 발급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적부 같은 건 동사무소에서 발급받았을 때 인쇄상태가 좋지 않다는 문제가 종종 발생하더라고요. 반대로 학생처에서 발급받으면 학교 워터마크가 있어서 블라인드 처리를 꼼꼼하게 해야 하는 학교를 지원하면 정말 귀찮습니다. 이거 블라인드 하는 데에만 3일 정도 걸립니다. 물론 날 잡고 하면 하루면 될텐데, 블라인드 기준이 어떠한지를 지원교 입학처에 전화해서 물어봐야 하고, 하나하나 지웠다가 나중에 또 발견해서 또 지우고.. 이런 시간까지 합치면 3일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서접수 할 때는 자기소개서 작성도 막바지고 면접 준비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정신 없는 상태니까요.

일부 천사 로스쿨들은 알아서 블라인드를 하니까, 학생에게는 의무로 규정하지 않기도 합니다. 영남대랑 제주대가 상당히 프리했습니다. 한양대는 블라인드를 힘들어하더라구요.. 하지만 블라인드 귀찮다고 그 학교 안 넣을 건 아니기 때문에, 보통 다들 그냥 맞춰서 열심히 하곤 했습니다.

자기소개서 증빙 서류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기관장의 직인이 있는 자료만 증빙으로 쓸 수 있어서 서류 발급이 되는 활동을 추려서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부터 약간 고생이긴 합니다. 그리고 지원교가 전부 서류의 ‘원본‘을 요구한다면, 두 학교 중 한 곳에 가서 원본대조필을 받아야 합니다. 사는 곳과 가까운 학교에 지원한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KTX 타고 다녀와야 합니다.. 원본대조필 도장을 받는 데에 시간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북대학교 법전원에 직접 가 봤는데 도장 찍는 데는 5분? 도 안 걸립니다. 하지만 당일치기 ktx 전주 여행은.. 풍년제과 초코파이 하나 사 올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습니다.


서류 발송
원서 접수는 말 그대로 준비한 서류를 챙겨서 지원교에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외로 이 단계도 스트레스입니다. 특히 저는 제주대에 지원한 적이 있기 때문에, 더 신경쓸 부분이 많았습니다. 제주도는 육지 -> 제주 에서 익일특급이 안 되거든요.. 무조건 2일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건 접수할 때부터 우체국에서 말씀을 해 주시긴 합니다. 기상 상황이 악화되면 이틀 만에 갈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함께요. 그래서인지 직접 서류 들고 비행기 타고 접수하러 가시는 분도 많기는 했습니다.

특히 2024학년도 접수 시즌은 추석과 겹쳐서 추석 선물 배송으로 인한 물량이 정말 많은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더 시간 맞춰 못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우체국 직원분 말씀으로는, 원서 서류 같은 경우는 배달해주시는 분들께서 더 신경써서, 가능하면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주신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도 두 서류 모두 아침에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그분들께서 가능한 선 안에서 최대한 빨리 처리해주셨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좀 감동적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늘 선의에 기댈 수는 없으니, 내년도 지원 때에는 꼭 거주지 근처 학교에 넣을 수 있는 성적을 받아서 직접 접수하러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 직접 접수가 제일 안전하고, 마음 편하고,  자기소개서를 끝까지 붙잡고 있을 수 있고, 문제가 덜 생긴다고 하니까요.

아무튼 내년도에 제가 볼 자료도 만들 겸.. 자기소개서 작성과 원서 접수 관련 이야기를 쭉 써 봤습니다.

다음 글은 면접 준비에 대해서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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