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 리뷰

솔리언 또래상담자 양성 교육 후기 - 1 (긴 글 주의)

운은 2019. 2. 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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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상담자 양성 교육 후기 - 1

 

재학 중인 대학 또래 상담자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어차피 상담은 계속 해야 하는 거니까 이왕이면 잘하는게 좋지'

라는 생각으로 신청했는데 덜컥 합격했다.

양성교육을 이틀 동안 실시한다고 해서

하루에 6시간씩 교육을 들었다.

 

오늘은 또래상담자 양성 교육 첫날 들은 내용을 요약하고자 한다

 

1. 자기소개 하기

또래 상담자들이 전부 모인 자리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이름과 학년, 학과를 소개하는 단계를 거쳤다.

A4용지로 명패를 접어서 가운데에 이름을 적고

학년과 학과, 또래상담자에 지원한 이유,

 교육에서 기대하는 점, 본인을 표현하는 형용사 세 가지를 적었다.

 

이후에 점선 부분을 접어서 자신의 책상 앞에 남들이 보이도록 두었다.

약 25명이 원이 되도록 둘러 앉았기 때문에 글씨를 크게만 적는다면 이름 정도는 식별할 수 있었다.

 

이후, 둘씩 짝을 지어서 자신이 쓴 내용에 대한 설명을 했다.

파트너가 다른 전체 친구들에게 설명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주의깊게 듣게 된다.

(본인이 이해한 것이 정확한지 질문하기도 하면서)

 

지원 동기나 교육에의 기대 등을 말할 때는

조금 쑥스럽고 예쁜 말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비웃지 않고 이해하는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다.

(조금 억지스러워도 그냥 오~ 하는 감탄사가 차라리 낫다.)

 

 

2. 또래 상담자가 되어야 하는 친구

친한 친구, 대화하는 친구, 도움주는 친구

 또래상담자의 목표? 라고 할까나 교육의 목표라고 할까나.

또래상담자들은 내담자들에게 친한 친구, 대화하는 친구, 도움주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교육 과정에서는 친해지는 법, 대화하는 법, 도움주는 법에 대해 배울 것이라고

간략하게 설명을 해 주셨다.

1일차에는 친해지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배웠다.

 

여기서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는데,

상담이라는 것이 무겁게 생각하고자 하면

한없이 무거워지는 활동이어서 부담이 좀 되었다.

그런데 우선 친한, 대화하는, 도움주는 '친구'라고 명칭되기 때문에

내담자를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은 좀 덜었다.

물론 도움이 되기 위해 공부는 하겠지만.

 

3. 양성 교육을 받으면서 지킬 것

1) 양성 교육을 받으면서 들은 친구들의 비밀보장

- 또래상담 양성교육 프로그램에는 실습이 많았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 중에는 고민도 있고 단점도 있다. 

이 와중에 알게 된 비밀에 대해서 비밀보장의 원칙을 적용한다. 

(비밀보장 원칙의 예외에 대해서는 이후에 배웠다. ) 

 

2) 교육 동안 나만의 목표를 정하기

- 이건 어떤 교육을 듣건 간에 필요한 마음가짐인 것 같다.

본인이 왜 또래상담자에 지원했는지를 생각해보면서

자신만의 목표를 정하면 효율적이니까.

 

3) 마음의 귀를 열기

- 이야기를 주고 받을 일이 많기 때문에

마음의 귀를 연 상태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교육이 굉장히 지루하고 힘이 들 수 있다

 

4) 지각과 결석 지양하기

- 함께 듣는 수업이다보니 남에게 피해 가는 행동은 지양

 

5) 함께 목표 추가로 정하기

- 교육 담당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기본적인 규칙에 더해서

직접 학생들이 규칙을 정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우리 반에서는 별다른 규칙을 추가로 정하지 않았다.

다만 좀 더 나이대가 어린 청소년 또래상담 교육을 가시면

'비난하지 않기, 욕하지 않기' 등을 추가하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열린 목표가 있다는 것이 굉장히 좋았다.

또래 상담 집단의 특수성이 있을 것이기에

보편적인 교육을 하시는 선생님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꼭 공통된 목표를 세우지 않더라도

이 목표를 생각하는 시간에 나의 목표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얻기에

괜찮은 단계라고 생각했다.

 

4. 우정곡선 그리기

' 친한 친구 되기 ' 목표의 첫 단계는

내 친구관계가 어떠한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1) 나에게 친구는 어떤 의미인지 표현한다.

그림도 좋고 글도 좋다.

하얀 도화지에 친구는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진 사람인지,

친하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그림을 그린 사람도 있고, 마인드맵을 그린 사람도,

길게 자신의 생각을 서술한 사람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공유를 하다보면

내가 어떤 기준으로 친구를 사귀는지 알게 된다.

 

2) 끈끈이, 친한이, 공일이(공부 일 함께), 아는이 단계로 친구를 구분한다.

끈끈이는 절친, 친한이는 절친까지는 아니지만 친한 사람

공일이는 공부와 일을 함께 할 정도의 관계,

아는이는 얼굴과 이름 알고 인사 정도 하는 사이.

그리고 내 친구관계는 어떤 특성이 있는지 파악한다.

 

별다른 이야기를 주고 받지는 않았는데

스스로 친구 관계를 돌이켜볼 수 있는 계기다.

누가 시키지 않으면

 각잡고 앉아서 나와 가장 친한 친구를 나열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는 힘드니까.

 

3) 떠오르는 한 명의 친구를 기준으로 우정곡선을 그린다.

시기별로 언제 사이가 좋았고 나빴는지 곡선을 그린다.

사이가 좋아지거나 나빠진 계기, 그리고 극복 방법 등에 대해서 조별로 이야기한다.

 

조별로 이야기한 후에는 교육해주신 선생님께서

몇 명의 친구들 것은 전체에게 발표하도록 하셨다.

좀 그래프가 극적이거나 흥미로운 계기가 있는 친구들 위주였던 것 같다.

 

아무 사건도 없이 평탄한 친구 관계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곡선을 그리라고 하니 다들 사건사고가 있었던 친구를 떠올렸을 수도 있지만.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이가 안 좋았던 친구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마음을 터놓는 대화' 를 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친해지기 위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상담의 기본이 아마 이야기이고,

또래상담자들은 더욱이 전문적인 검사 없이

이야기로만 상담을 진행할 것 같아서 이야기의 중요성을 다시 새긴 활동이었다.

 

5. 경청하는 법

이야기를 할 때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특히 또래상담자의 역할은 '해결사' 보다는 친구나 들어주는 사람에 가까워서

(물론 해결해주면 좋고 해결을 위한 대화법도 배운다)

이야기를 잘 듣는 법에서도 배웠다.

 

기본적으로 눈 마주치기, 맞장구 쳐주기와 같은 것을 배우고

실습을 바로 진행했다.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최대한 한 명이 듣지 않고

한 명은 말을 해야 하는 활동.

그리고 느낀 점을 공유한다.

(기죽는다, 말하기 싫다, 멈칫거리게 된다 등 부정적인 감정이 많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두 가지인데,

우선 성별에 원하는 경청 태도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

성별이분법적인 분석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같이 또래상담 교육을 받은 남성분들이

 소극적인 반응(눈 마주침, 끄덕임)을 좋아하고

여성분들은 적극적인 반응을 좋아했던 것 같다(끝 말 반복, 그래서? 등의 질문)

근데 뭐.. 이거는 개인 성향이니까 또래상담자가 알아서 반응하면 될 것 같다.

본인은 리액션이 큰 편이라 누구에게든 적극적인 반응을 하는 편.

또 많은 남성의 경우에는 보다 문제 해결적인 대화를 원한다고 한다,

(아닌 케이스도 우리 조에 있었다. 원칙은 아님)

 

또 하나는 스킨십을 말로 표현해도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

잘 듣는 방법에 '스킨십' 이 있길래 처음에는 띠용했다.

친한 친구와 상담을 할 수도 있지만 처음 보는 친구도 있을 거고

스킨십을 하기에는 충분히 친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손 잡아주기, 등 토닥거리기 등 가벼운 스킨십이라도.)

이런 경우에는 무리해서 스킨십을 할 필요가 없고,

말로써 "네 이야기를 들으니까 등을 토닥거려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고생 많았어"

이 정도로만 표현해도 상대는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듣고 보니 말만으로도 정말 위로가 될 것 같았다.

 

 

이렇게 경청에 대한 바업까지 배우고 난 이후에

오늘 교육에서 느낀 점을 말하고 교육을 마쳤다.

 

 

 

+) Ice Breaking

 아무래도 처음 만난 친구들이다 보니까

대화를 터놓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 준비해 오신 활동들이 있었는데 흥미로워서 소개하고자 한다.

 

1) 학교에서부터 집이 가까운 순서대로 줄 서기

학교를 기준으로 거주지가 가까운 사람이 앞에, 먼 순서대로 일렬로 줄을 선다.

자연스럽게 어디 사는지 물어보게 되고

그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말을 터놓기 쉽다.

 

2) 고등학교 때 모범적이었던 순서대로 줄 서기

일탈을 가장 많이 했던 사람이 가장 뒤에 서는 것인데,

대학 오고 나니까 고등학교에서 얼마나 모범적이었는지

별로 크게 상관이 없달까...

그래서 별 생각없이 이야기하게 된다.

되려 모범적이었던 사람을 안타깝게 보게 되기도 한다.

(일탈이 불가능한 환경도 있곤 하다)

어쨌든 이 주제도 옛날 이야기 하게 돼서 좋았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까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청소년기를 고등학생 시절로 퉁치는 것은 좀 위험하지 싶다.

 '청소년기'로 바꾼다면 좀 더 괜찮은 이름이지 않았을까.

 

2일차 교육은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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