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로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보다 선호하는 방식은 저자 중심으로 책을 읽어나가는 것입니다. 특히 생소한 분야라면 더 그렇습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기 때문에 재미를 추구할 구석이 저자의 '글빨'밖에 없으니까요.
고등학생 때는 하리하라님의 책을 열심히 읽었고, 기자 출신의 메리 로치도 좋아했습니다. 최근에는 백승만교수님을 알게되어 책 두 권을 연이어 읽었습니다. 문장을 쉽고 재밌게 쓰시는 데다가 유머가 충분해서 읽는 내내 재밌었어요.
아무튼 약학을 전공하는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저도 어느 정도의 지식은 갖추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연달아 관련 책을 읽고 있습니다. 백승만 교수님은 경상대학교 약학과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면서 마약 관련 유튜브 콘테츠로 뵌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 책은 작년에, 두 번째 책은 올해 4월에 출간되었어요. 연이어 읽을만큼 재밌었습니다.
1.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저자
- 백승만
- 출판
- 동아시아
- 출판일
- 2022.09.13
전쟁사 책도 많고 약의 발견에 대한 책도 많지만 둘을 엮은 책은 많이 없어서 출간을 결심하셨다고 합니다. 단순히 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고 전쟁을 통해 알려진 여러 이야기들과 생체의 이상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예를들어 비타민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각기병,, 이런거요! 이런 이야기는 일상적 의미의 약과 관련되었다고 생각이 안되는데 그래도 흥미롭습니다.
2차세계대전이 얼마나 '사람'의 일인지 알 수 있었어요. 자신이 배운 게 세균학밖에 없었기 때문에 모든 병이 세균때문일 거라고 생각하거나, 병사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도 다른 장군에 대한 질투심 때문에 방법을 공유하지 않는 일들이요.
마약 관련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읽는 내내 '내가 이렇게 마약에 대한 정보를 알아도 되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모방범죄를 우려하여 범행 방식은 자세히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듯이 마약에 대해서 내가 여기까지 알아도 되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 한 권 읽어서 얻는 지식이 그렇게 클 것 같지도 않아요. 전문가 분들이 잘 검수 해주셨을거라고 믿었습니다.
더 알아보기 부분에서 마약의 구조같은 것들이 비교되면서 왜 어떻게 인체에 특정 작용을 야기하는지도 잘 설명되어 있었는데요, 화학과나 약학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교양서적으로 읽기도 추천할만한 도서라고 생각합니다
2. 분자 조각가들
- 저자
- 백승만
- 출판
- 해나무
- 출판일
- 2023.04.26
분자조각가들이라는 책은 좀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백승만교수님의 본업(?)에 더 가까운 이야기라 그런가 신나서 이야기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재밌습니다.
네이밍 센스와 설명력이 뛰어나서 그 유머에 끅끅거리면서 읽기도 했어요. 가장 재밌었던 부분은 '탁솔' 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항암제 탁솔(네이버에서는 택솔)은 대단히 유망한 물질이었지만 합성 단계가 복잡해서 만들기에는 대단히 어려웠다고 해요. 나무에서 탁솔을 뽑아내자니 너무 많은주목나무가 희생되어야 해서 가성비가 안 나오는 방법이었다고 하죠. 그런데 나무의 잎에서 탁솔이 만들어지기 몇 단계 전의 물질이 발견되는데..! 백승만 교수님은 그 물질을 '거의 탁솔' 이라고 불러버립니다.
저만 웃긴지 모르겠으나 저는 이 '거의 탁솔'이라는 이름이 너무 직관적이고 재미있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말하고 다녔어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화해주시는 것들이 정말 재밌습니다.
그리고 또 재밌었던 내용은 '반응 노가다'를 통해서 신물질을 만들어보려고 했던 시도인데요, 사람들이 그 노가다에 왜 열광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실패할수밖에 없었는지가 너무 잘 이해가 되어서 안타깝기도 하고 흥미로웠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이 책을 읽고 유기화학과를 꿈꿨을 정도로, 대학원을 꿈꿔봤을 정도로 재밌게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해요. 방송통신대학 화확과가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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